오타쿠들을 가끔 부러워한다. 천성이 게으르고 뭔가에 몰입하지 못해 근근이 자본의 세상에 들러붙어 있다고나 할까. 

소식적엔 '개선행진곡'으로 찬양받는 전대협의장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의 청춘을 지배했던, 산울림이랄지, 조동진이랄지 멀리는 김정호 그리고 신해철에게도 몰입하지 못했다. 겨우 그들의 전집을 갖춰놓는 수준이다. 

 

그러니 티베트의 오체투지도 사실 이해되지 않았고 더구나 대단하다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인도로 여행간 스티븐잡스도 당연히,,,

 

티베트는 단지 환상속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해왔었다. 8세기경 티벳트가 당나라를 넘보던 시절, 머리속에 누에를 감추고 티벳으로 시집 간 공주의 얘기도 시시하기만 했다. 뭐, 공주가 도착해보니 먼저 도착한 흉노족 공주와 이미 결혼을 했다던가,,, 이야기는 아스라할지 모르지만 (요즘에는 그 공주가 지난간 길이 대단한 유적이 되었단다), 나에게 역사는 한없는 건조한 바람같다. 

 

이 책은 나의 이런 티벳에 대한 당황스런 감정을 이해하도록 해줬다. 나에게 맞춤형 책이랄까,, 역사의 진실은 역시나 냉혹할 뿐임을 확인하게 해준 책이다. 마음이 허허로운 나는 베일 수 없지만, 혹 마음에 신념이 가득한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이 책을 붙잡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일단 큰 결심을 하고, 당신의 (아름다운) 환상에 상처가 남을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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