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책'을 읽다

필립 A 큔, 타인들 사이의 중국인, 심산(2008/2014, 528쪽)

취생몽사를 권함 2023. 7. 10. 16:13

 

 

모든 책읽기가 나름의 성과를 남기지만, 최근 조금은 안일해진, 말하자면 중국관련 책읽기에 흥미로운 주제를 찾기 어려웠다는, 책읽기를 돌아보게 한 책이다. 

 

중국인들의 이주와 관련한 몇권 읽은 책으로 이 책을 대했던 자신이 일단 부끄럽다. 이 책은 훨씬 근본적이고, 전세계적이며, 이주의 전시기(14세기부터 21세기)를 다룬다. 때문에, 출판사가 붙였음에 틀립없어 보이는 '근대중국인의 동남아 이민'이라는 부제는, 나를 화나게 한다. 

 

사실, 출판사들의 이런 행태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 책이 다루는 범위를, 그리하여 이 책의 가치를 오도하게 만드는 이런 '부제'를 번역자가 허용했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출판사의 사정이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번역자 관련하여 이미 말을 꺼냈으니 마저 하자면, 

나의 독서는 번역자들이 필수이기 때문에 그들의 노력과 경험, 능력에 따라 책읽기의 질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이 책같은 훌륭한 책의, (제 속도로)읽히지 않는 번역을 대하면 짜증이 일 수 밖에 없다. 원서를 읽을 능력이 안되면서도,

어느틈에

문장을 교정하고 있는 스스로와 출판사의 무성의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데, 같은 작가의 같은 번역자인 "영혼을 훔치는 사람들"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누군가(출판사 또는 번역자)의 서두름이 빚어낸 상황이다 싶다. 인타깝다. 

 

이 책은 동남아로의 이주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가깝게는 베이징으로 이주한 원저우주민들로부터(즉 중국 국내에서 발생한 이주민-농민공) 문제로부터 북아메리카와 유럽 등의 전세계적인 이민을 다루고 있다. 그러니 중국인의 이주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동남아'로의 이주를 '부제'로 달고있으니, 이 책의 의의를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화가났다(덧붙이자면 샹바오의 주변의 상실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저장촌 연구'가 원저우 이주민을 다룬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되어 기뻤다. 언젠가 그의 논문을 읽어 볼 수 있기를,,,). 

 

 

노영순(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hk교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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